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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도로명판만 기록하는 마이너 직업, ‘비표준 지명 보존가’마이너 직업 2025. 7. 18. 12:02
비표준 지명 보존가는 표준화되지 않은 도시의 오래된 도로명판, 건물 부착 간판, 사라진 거리 이름들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마이너 직업입니다. 도시 변화 속에서 점점 사라지는 지역 언어의 흔적과 공간 기억을 복원하는 이들의 활동을 소개합니다.
도시가 재개발되고 도로가 새롭게 단장될수록,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눈에 띄지 않는 것들입니다. 낡은 전봇대에 매달린 녹슨 도로명판, 오래된 골목 초입의 벽에 붙은 페인트 문구, 세월이 흐르면서 정식 행정 지명이 아닌 채로 지역 주민 사이에 통용되던 ‘골목 이름’들. 이처럼 표준화되지 않은 지명과 도로표식은 도시가 가진 비공식적 역사와 지역 감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문화유산이지만, 제도적인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시의 비공식 지명과 낡은 도로 표식을 찾아 기록하고, 의미를 되살리며, 아카이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비표준 지명 보존가’라는 다소 생소한 명칭을 가진 마이너 직업군으로, 지도에 나오지 않지만 일상에서 분명히 쓰이고 있는 이름들을 수집하고 해석하는 활동을 전문적으로 수행합니다. 도시의 표면 아래 숨겨진 지리적 맥락과 감성적 장소성에 주목하는 이들은 도시민의 기억과 언어, 경로를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비표준 지명 보존가는 도시가 빠르게 균질화되는 흐름 속에서 그 도시만의 고유한 흔적을 지켜내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다루는 대상은 정식 도로명판이 아니라, 표준화 이전에 설치된 사설 간판, 주민이 자발적으로 붙인 지명 스티커, 철거 직전까지 남아 있는 비공식 골목 이름 등입니다. 이 글에서는 비표준 지명 보존가가 수행하는 주요 활동, 진입 경로, 수익화 가능성, 그리고 지금 이 직업이 왜 필요한지를 정보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마이너 직업 중 비표준 지명 보존가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마이너 직업 중 비표준 지명 보존가의 주된 활동은 과거 도시의 지명 흔적을 수집하고, 그것이 놓인 물리적·사회적 맥락을 파악하여 아카이브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기록하는 대상은 주로 공식 지도에 표기되지 않은 골목 이름, 철제 도로명판, 건물에 부착된 옛 주소 표지, 손글씨로 덧씌운 이정표 등입니다. 행정기관의 정비 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되거나 교체된 것들이지만, 여전히 지역 주민들의 언어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지리적 기억입니다.
예를 들어 한 도시의 오래된 주택가에는 아직도 "지게골", "윗말", "나무전" 같은 비공식 지명이 통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해당 명칭이 상점 간판, 교회 표지판, 벽화 등으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비표준 지명 보존가는 이처럼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공간 이름을 실물 사진으로 기록하고, 주변의 주민 구술, 역사적 지도, 지방지 기사 등을 통해 이름의 유래를 추적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단순한 수집을 넘어서서 지역성의 흐름을 복원하고, 언어를 통한 공간의 의미를 되살리는 일입니다.
보존가는 하나의 지명을 단순히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지명에 얽힌 장소의 경험과 기억을 수집하여 전시, 출판, 지도 제작 등으로 재구성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지역 공동체와의 협업이 중요하며, 종종 시민 아카이빙 프로젝트나 마을 기록 사업으로 확장되기도 합니다. 단절된 도시 기억을 잇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이들의 작업은 도시사회학, 공간인류학, 로컬 미디어 콘텐츠 등과 연계되어 깊은 사회적 가치를 갖습니다.
또한 이들은 실질적인 공간 설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개발 예정지 내 사라질 비공식 지명의 의미를 조사하고, 그 흔적을 지명비, 벽화, QR코드 팻말 등으로 공간에 다시 통합시키는 방식으로 재구성하기도 합니다. 단순히 과거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도시의 정체성과 미래 설계에 반영할 수 있는 감각적 자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비표준 지명 보존가는 도시가 ‘기억할 줄 아는 공간’이 되도록 돕는 설계자입니다.
어떻게 비표준 지명 보존가 마이너 직업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비표준 지명 보존가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마이너 직업 중 하나입니다. 특정 자격증이나 제도권 교육이 요구되지는 않지만, 도시와 지역에 대한 애정, 관찰력, 그리고 기록과 해석 능력이 요구됩니다. 도시공간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시작할 수 있으며, 특히 지역문화기획, 민속지 조사, 시민참여 기록 프로젝트, 아카이브 콘텐츠에 흥미가 있는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시작 방법은 자기가 거주하거나 자주 다니는 지역을 대상으로 오래된 도로명판이나 특이한 골목 이름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사진을 찍고,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며, 그 지명에 얽힌 주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거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수집합니다. 이후 이 정보를 구조화하여 블로그, 브런치, 구글 맵 등의 플랫폼에 정리해 게시하면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마을 기록사업, 생활문화센터의 로컬 아카이빙 교육 프로그램 등에 참여해 실무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지역문화재단, 공공도서관, 도시재생센터 등에서 주민의 기억을 수집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안에서 활동하며 전문성을 키우는 이들도 많습니다. 국토정보플랫폼이나 행정지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과거 주소 체계나 도로명 변경 내역을 조사하는 방법도 병행하면, 한층 입체적인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하나의 지역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지명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낡은 지명판을 시각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전시, 마을 지도 제작, 교육 워크숍 등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비표준 지명 보존가는 ‘사라지는 언어를 붙잡는 기록자’이자, 도시문화 콘텐츠 기획자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지닌 직업입니다.
마이너 직업 비표준 지명 보존가의 수익화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비표준 지명 보존가의 수익 구조는 대부분 프로젝트 기반으로 형성됩니다. 공공기관의 지역문화 사업, 도시재생 프로그램, 아카이브 지원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활동비, 작가비, 콘텐츠 제작비 형태로 수익을 얻는 방식입니다. 특히 마을 기록 프로젝트나 구술 기반의 아카이브 사업에서는 비표준 지명 데이터가 매우 유용한 자료로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재개발 예정지에서 사라질 골목 이름을 조사하여 ‘사라지는 지명의 지도’를 제작하고, 이를 전시하거나 브로슈어로 배포하는 프로젝트는 문화재단이나 구청 단위의 공모사업으로도 운영 가능합니다. 또한 블로그나 브런치에 시리즈로 연재한 콘텐츠를 모아 지역 출판사와 협업하여 책으로 발간하거나, 온라인 지도 제작 플랫폼과 협력해 ‘비표준 지명 온라인 아카이브’를 개설하는 형태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지역박물관, 아카이브 전시 기획사, 로컬 콘텐츠 전문 매체 등과 협업해 지명 데이터를 시각화하거나, 마을 해설사 교육 과정에서 역사 자료로 활용되도록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관광 콘텐츠나 교육 자료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력도 커서, 로컬 여행사, 마을기업, 지역 커뮤니티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강의비, 콘텐츠 기획료 등의 형태로 수익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지명 데이터를 바탕으로 도보 프로그램, 투어 콘텐츠, 인터랙티브 맵 등을 개발해 수익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컨대 “사라진 지명을 따라 걷는 도보여행” 같은 콘텐츠는 현재 로컬 콘텐츠 시장에서 주목받는 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마이너 직업 비표준 지명 보존가는 단순한 과거 기록자가 아니라, 도시의 ‘말 없는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경제적 자산으로 바꾸는 기획자이기도 합니다.
왜 지금 비표준 지명 보존가 마이너 직업이 중요할까요?
현대 도시는 빠르게 정비되고, 행정 효율과 시설 집중에 따라 균질화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흔적들은 낡고 비효율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사라집니다. 하지만 한 도시의 정체성은 최첨단 고층 건물이나 새롭게 조성된 도로망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곳에서만 통용되는 이름’ 속에 지역의 감정, 기억, 역사, 공동체의 언어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비표준 지명 보존가는 그 이름들을 지켜내고, 그 이름을 통해 공간과 사람 사이의 감정적 유대를 다시 연결합니다. 이 직업은 단순히 과거를 붙잡는 활동이 아니라, 현재의 도시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를 말하게 해주는 도시 기억의 번역자입니다. 디지털 지도와 정형화된 행정 정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장소성을 복원하고, 지역성을 감각적으로 전하는 매개자로서 이들은 독보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수많은 골목의 이름, 기억, 감각은 지도에서 지워진 채로 사라졌을 것입니다. 비표준 지명 보존가는 도시의 언어적 생태계를 지켜내고, 낡았지만 살아있는 이름을 기록하며, 사라져가는 공동체적 기억을 다음 세대로 전하는 중요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 이러한 마이너 직업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도시가 인간의 감각과 기억을 품을 수 있는 장소로 남아 있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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