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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건물 안 스티커 낙서를 복원하는 마이너 직업,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마이너 직업 2025. 7. 14. 12:27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는 폐건물 내부에 남겨진 낙서, 스티커, 전단지 등 비정형 시각물을 수집·기록·복원하는 마이너 직업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들의 실무, 접근 방식, 사회적 가치, 수익 구조까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누군가의 손에 쥐어진 스티커 한 장, 급하게 휘갈겨 쓴 낙서 한 줄, 오래된 전단지의 갈라진 글자. 이러한 비공식적 흔적들은 도시의 공식 기록에는 절대 등장하지 않지만, 그 장소를 지나쳤던 사람들의 마음, 순간의 감정, 그리고 당시 사회 분위기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소중한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특히 폐건물 내부에 남겨진 낙서, 스티커, 벽면 그래피티 등은 ‘무단행위’ 혹은 ‘방치된 시각오염물’로 취급되기 쉽지만, 그 안에는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도시 감정의 레이어가 담겨 있습니다. 공식 기록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비공식적 언어들, 그 언어를 수집하고 복원하며, 의미를 기록해 남기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바로 이들이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Unofficial Message Archivist)’라는 새로운 마이너 직업군입니다. 이들은 폐건물이나 철거 예정 공간을 돌아다니며 그 안에 붙은 스티커, 손글씨 낙서, 흘러내린 벽 포스터 등을 수집하고 해체와 재해석, 기록화, 전시 또는 디지털 아카이빙으로 재탄생시키는 일을 수행합니다.
이 글에서는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라는 직업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시선으로 공간을 바라보며, 어떻게 진입할 수 있고,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어내는지를 풍부한 정보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마이너 직업 중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는 어떤 일을 하나요?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는 ‘폐건물 내부에 남겨진 시각적 잔여물’을 찾아 기록하고 복원하는 사람입니다. 이들이 다루는 대상은 일반적인 역사적 유물이나 미술 작품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흘려놓은 사소한 언어와 시각 정보, 즉 낙서, 스티커, 찢긴 전단지, 포스트잇, 수기 메모, 안내판 잔해, 스프레이 글자 등이 중심이 됩니다.
이 직업의 핵심은 ‘사라지기 직전의 흔적’을 정확히 포착하는 감각에 있습니다. 건물의 철거가 예고되거나, 재개발이 진행 중인 구역, 출입이 제한된 폐업 상가나 오래된 다세대 주택 단지 등에서 이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벽면, 유리창, 문 안쪽, 계단 끝, 변기 뚜껑 뒤 등 사람들이 흔적을 남기기 쉬운 공간을 살펴봅니다. 발견한 메시지들은 단순 촬영에 그치지 않고, 원본을 채취하거나 해당 지점의 환경과 함께 3D 스캔, 고해상도 촬영, 문장 채록 등을 수행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메시지를 해석하는 태도입니다. 예를 들어 “기다릴게요”라는 벽면 낙서가 있다면, 그 주변 맥락과 필체, 위치, 건물의 사용 이력을 종합해 그 말이 누구를 향했는지, 어떤 시대적 맥락이 있었는지를 상상하며 텍스트를 복원 가능한 문화 단서로 해석합니다. 이러한 수집과 기록이 모이면 하나의 건물은 단순한 철거 대상이 아닌 비공식 언어의 아카이브 공간으로 재정의됩니다.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는 도시의 작은 언어와 흔적이 사회적 의미로 전환될 수 있도록 큐레이션과 감정적 기록 작업을 병행합니다.
어떻게 마이너 직업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가 될 수 있나요?
이 직업은 아직 제도권 안의 직업군이나 자격증으로 명확히 분류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시 탐방, 문화기록, 감성디자인, 언어예술, 시각기록 등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개인 프로젝트 기반으로 충분히 진입 가능한 마이너 직업입니다. 가장 현실적인 시작은 자신이 자주 다니는 오래된 건물, 버려진 공간, 혹은 공공화장실이나 오래된 지하도 벽면 등에서 스티커나 낙서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활동부터입니다.
무작정 ‘예쁘게 남기기 위한 사진’이 아니라 ‘이 흔적은 왜 여기에 남겨졌을까?’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기록물을 분류하고 의미를 붙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후에는 소규모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스스로 운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폐건물의 말들’, ‘도시의 비공식 언어’, ‘사라진 손글씨’ 등 주제를 설정하고 SNS나 블로그, 미디엄, 노션 페이지 등을 통해 수집한 기록을 시리즈 콘텐츠로 만들어 나가면 자연스럽게 기록자로서의 정체성과 스타일을 갖추게 됩니다.또한 문화재단, 도시재생지원센터, 마을기록단, 시민아카이빙 네트워크 등에서 운영하는 아카이브 교육, 시각기록 워크숍, 도큐멘트랩 등에 참여하면 기록 기술과 해석 방법, 저작권 이슈, 전시 기획법 등 실질적인 노하우를 배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낙서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그 낙서의 감정, 맥락, 장소성을 언어와 이미지로 해석하는 훈련입니다. 이 감각을 갖고 꾸준히 기록을 남긴다면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로서 독립적인 정체성을 충분히 확립할 수 있습니다.
마이너 직업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나요?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의 수익 구조는 전통적인 ‘직업형 수입’이라기보다는 기록 기반 창작자 + 전시기획자 + 교육 콘텐츠 개발자의 복합 구조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대표적인 수익 창출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기록물 기반 콘텐츠 제작입니다. 수집한 비공식 메시지들을 모아 디지털 아카이브, 사진집, 소형 아트북, 팝업 전시 등으로 제작한 후 출판, 전시, 굿즈 판매 등의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일부 독립출판물에서는 ‘화장실 낙서집’, ‘공공공간 속 러브레터’ 등 소규모 수요 기반 기록 콘텐츠가 높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문화기획 협업 참여입니다. 지자체나 문화기관, 도시재생사업단과 협업하여 폐건물 기록 프로젝트, 도시 감정 지도 만들기, 철거 예정지 문화 콘텐츠 제작 등에 참여하면서 기획비, 작업비, 강연료 등의 형태로 수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생애사·비가시적 기록 강의 운영입니다. 기록의 범주를 확장하여 청소년, 시민 대상의 아카이빙 워크숍, 비공식 언어 탐색 강의, ‘도시의 말 없는 말들’ 같은 특강을 운영해 교육비 또는 강의비 형태로 수익화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공공예술 및 전시 연계입니다. 수집한 메시지를 시각 콘텐츠로 발전시켜 갤러리, 공공미술 프로젝트, 폐건물 내 팝업전시 등에서 예술적 메시지로 재해석할 수 있으며 작품 판매, 저작권료, 디자인 사용료 등이 수익으로 연결됩니다.
다섯 번째는 브랜드 협업 또는 다큐 영상화입니다. 로컬브랜드나 미디어기업과 협업하여 비공식 기록 기반 도시 캠페인, 영상 콘텐츠, 다큐 아카이브 작업 등을 수행할 수 있으며 기획비 및 콘텐츠 사용료 수익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는 단순한 기록자가 아닌 도시 속 감정과 말 없는 언어를 콘텐츠로 풀어내는 복합형 창작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형태로 수익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왜 지금 마이너 직업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가 필요한가요?
현대 도시는 점점 더 정비되고 있고 디지털화된 데이터만이 ‘기록’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시의 정서적 깊이, 관계성 그리고 실질적인 삶의 흔적은 공식 데이터가 아닌, 사소하지만 강렬한 말 없는 메시지들 안에 존재합니다. ‘기다릴게요’라고 적힌 낙서, 사라진 카페 벽에 붙어 있던 “2시쯤 돌아옵니다”라는 손글씨, 출입문 옆 벽돌 위에 붙은 “여기 앉지 마세요”라는 메모. 이러한 텍스트는 그 자리에 남겨졌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의 삶과 감정을 증명하는 증거가 됩니다.
비공식 메시지 보존가는 이러한 언어의 퇴색을 막고, 공간에 남겨진 작은 말들이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습니다. 이들은 우리가 지나치던 낙서 하나가 그 시대, 그 사람, 그 공간이 가진 고유한 ‘기억의 흔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그리고 지금, 도시의 재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감정 없는 구조물이 늘어나는 이 시기에 이러한 비공식적 감정의 기록자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들이 남기는 기록은, 결국 도시를 좀 더 인간적인 공간으로 복원하는 데 작지만 확실한 역할을 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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