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지 않는 공간을 설계하는 마이너 직업, ‘비물질적 건축가’의 철학
비물질적 건축가는 형태가 아닌 분위기, 시간, 경험을 설계하는 마이너 직업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들이 어떤 공간을 만드는지, 어떻게 일하는지, 어떤 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 활동하는지를 서술형 콘텐츠로 안내합니다.
사람들이 건축이라고 말할 때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는 콘크리트 벽과 기둥, 유리로 둘러싸인 고층 빌딩, 눈에 띄는 외관 디자인입니다. 즉, 건축은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구조물’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건축, 혹은 공간처럼 느껴지지만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구조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비물질적 건축이며, 이를 설계하는 사람이 바로 ‘비물질적 건축가’입니다.
비물질적 건축가는 단순한 추상 예술가나 퍼포먼스 디자이너가 아닙니다. 이들은 오히려 공간의 본질이 형태나 재료에 있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사람들이 공간을 경험할 때 진짜로 기억하는 것은 공간의 크기나 구조보다도 그 안에서의 감정, 소리, 냄새, 빛의 흐름 같은 비가시적 요소들이라는 점에 착안합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카페에 들어와 자리에 앉았을 때, 그 사람이 기억하게 되는 것은 탁자의 재질이나 천장의 높이보다도 햇빛이 창을 통해 들어오는 각도, 주변의 소음, 풍기는 커피 향,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주는 감정적인 여운일 수 있습니다. 비물질적 건축가는 바로 이 ‘여운’을 설계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처럼 독특하고 실험적인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물질적 건축가’라는 마이너 직업의 실체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직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공간을 설계하는지, 어떻게 일을 시작할 수 있으며, 무형의 가치를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하는지, 그리고 이 직업이 현대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상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마이너 직업 중 비물질적 건축가는 어떤 공간을 설계하나요?
비물질적 건축가는 물리적인 구조물 없이도 공간을 구성합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건축물의 형태나 설계 도면을 넘어서 공간이 주는 ‘느낌’과 ‘감각’, 그리고 그곳에 있는 사람의 ‘행위’ 자체를 건축의 일부로 봅니다. 즉, 건축을 물리적 경계가 아닌 심리적, 감각적 구성물로 이해하고 그것을 설계의 대상으로 삼는 것입니다.
비물질적 건축이 적용되는 공간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전시 공간에서 특정 조명과 사운드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복도나 의도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숨이 막히는 듯한 심리를 유도하는 설치 구조, 무대 공연에서 배우의 동선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흐름’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됩니다. 또한, 비물질적 건축가는 설치미술, 퍼포먼스, 사운드 디자인, 조명 예술 등과도 긴밀하게 협업하며 물리적 구조물 없이도 사람의 몸과 감각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적 연출을 만들어냅니다.
사례를 들자면, 한 폐건물 안에서 열리는 아트 프로젝트에서 비물질적 건축가는 텅 빈 공간 안에 단 한 줄의 조명을 설치하고, 그 조명이 이동하면서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사람의 동선을 유도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설계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즉, 이들은 건물을 짓지 않지만, 공간을 설계합니다. 구조를 만들지 않지만, 사람의 움직임과 감정을 건축합니다. 눈에 보이는 공간 대신, 사람 안에 남는 ‘기억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이 직업의 본질입니다.
어떻게 비물질적 건축가라는 마이너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이 직업은 전통적인 건축학과를 졸업하거나,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만으로는 진입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왜냐하면 비물질적 건축은 물리적 도면을 그리는 기술보다 감각적 구조와 심리적 작용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경로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비물질적 건축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공간 경험에 대한 민감한 관찰력과 해석력을 길러야 합니다. 단순히 멋진 공간을 본다는 차원을 넘어서 “이 공간은 왜 이렇게 느껴질까?”, “이 조명의 각도는 왜 불안감을 유발할까?”, “사람들은 왜 이 길을 지나갈 때 말을 줄일까?”와 같은 행위와 감각의 관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설치미술, 퍼포먼스 아트, 사운드 디자인, 무대 연출, 조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거나 경험해보면서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 미술관, 공연 예술 축제, 도시공간 실험 프로젝트 등에서 공간 체험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곳에서는 비물질적 건축 개념을 기반으로 한 실험적인 작업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소규모로 실험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작은 방 안에서 조도와 음악만으로 감정 반응을 측정해 본다든지, 기억 속 공간을 오디오 콘텐츠로 재현해 본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형태 없는 공간을 설계하는 실험을 반복하면서 작업 세계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물질적 건축가는 단기적인 결과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작은 감각을 탐구하고, 그 탐구를 천천히 확장하는 과정 자체를 직업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마이너 직업 중 비물질적 건축가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나요?
이 직업은 형태가 없고, 공간 자체가 무형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건축 설계처럼 도면 하나로 비용을 책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비물질적 건축가는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수익 구조는 예술 프로젝트나 전시, 퍼포먼스 공간 기획입니다. 미술관, 아트페어, 공연장 등에서 주최하는 실험적 프로젝트에서 비물질적 공간 설계가 주요 콘텐츠로 활용되는 경우 기획비, 연출비, 공간 구성비 등의 명목으로 수익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최근에는 브랜드 마케팅이나 체험형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도 비물질적 건축 개념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감성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형태보다 분위기, 조도, 소리, 공기, 향기 등을 설계하는 ‘무형 경험 공간’을 기획하는 경우, 비물질적 건축가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오디오 콘텐츠 제작, 공간 사운드디자인, 감각 기반 도시 설계 자문, 공간 심리 연구와 같은 융합형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프리랜서 혹은 프로젝트 단위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학이나 디자인 학교, 문화센터 등에서 ‘감각 중심의 공간 구성’, ‘형태 없는 건축의 사례’, ‘공간 기억과 심리적 거리’와 같은 주제로 강의하거나 워크숍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어 교육과 컨설팅 영역으로의 확장도 가능성 있는 방향입니다.
즉, 비물질적 건축가는 ‘건물을 짓지 않지만 공간을 만든다’는 점에서 전통적 수익 모델과는 다르지만, 브랜드 경험, 예술 기획, 도시 감각 설계 등 다양한 분야와 접점을 만들며 수익 구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비물질적 건축가가 가지는 철학과 마이너 직업으로서 사회적 가치
비물질적 건축가는 오늘날과 같은 과잉 시각 중심의 사회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되묻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공간을 구조로 보지 않고, 경험으로 바라봅니다. 건축을 시멘트로 짓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과 기억의 파편으로 구성한다고 믿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유명한 건물의 이름은 기억하지만 그 건물 안에서 자신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는 곧잘 잊습니다.
반면, 비물질적 건축가는 그 ‘느낌’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사람 안에 남는 기억을 설계하려고 시도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만든 공간은 눈에 띄지 않을 수 있고, 이름조차 붙일 수 없을 수 있지만, 누군가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형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이 직업이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 환경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가상현실과 인공감각 기술이 삶을 지배하는 시대에 오히려 ‘감각 자체의 본질’을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물질적 건축가는 도시의 소외된 감각을 복원하고, 과잉 정보 속에서 ‘무언가를 지우는 건축’을 실험합니다. 그들은 건축의 범위를 물리적 공간에서 심리적 공간으로 넓히고 있으며, 이는 미래의 도시가 감각과 기억의 네트워크로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중요한 제안을 담고 있습니다.
이 직업은 마이너하면서도 매우 깊은 질문을 던지는 직업입니다. 건축이 꼭 보여야 하는가? 공간은 왜 기억되어야만 하는가? 형태 없이도 공간은 존재할 수 있는가? 그 질문을 설계로 풀어내는 사람들이 바로 비물질적 건축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