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옆 공간만 연구하는 마이너 직업, ‘도시 틈새 디자이너’
자판기 옆, 변전함 주변, 건물 사이의 비어 있는 작은 틈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마이너 직업, 도시 틈새 디자이너를 아시나요? 이 글에서는 그들이 수행하는 활동, 진입 방법, 수익 구조, 그리고 왜 현대 도시에 이들이 필요한지를 자세히 안내합니다.
도시를 걷다 보면 이상하게도 눈에 잘 안 들어오는 공간이 있습니다. 자판기 옆 좁은 콘크리트 바닥, 건물과 건물 사이의 반쯤 닫힌 틈, 쓰레기통 옆의 어중간한 시멘트 구역, 전봇대 근처 페인트가 벗겨진 작은 바닥 구획. 이러한 공간들은 대개 ‘의미 없는 곳’, ‘관리의 사각지대’로 여겨지며 사람들의 시선에서도, 도시 설계에서도 배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공간을 ‘디자인’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판기 옆 1m²의 공간, 건물 벽면과 보도 사이의 좁은 틈,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도시의 여백에 쓰임과 감성, 휴식과 메시지를 불어넣는 창작자들, 바로 이들이 오늘 소개할 마이너 직업, ‘도시 틈새 디자이너(City Gap Designer)’입니다.
도시 틈새 디자이너는 ‘버려진 공간’이 아닌 ‘잊힌 가능성’으로 공간을 바라보며, 도시의 조용한 공간에 미학과 실용성, 지역 정체성까지 새롭게 부여하는 활동을 펼칩니다. 이들은 대규모 개발이 아닌, 작고 비정형적인 틈새 공간을 디자인의 중심에 놓고 실천합니다.
이 글에서는 도시 틈새 디자이너가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이 직업을 시작할 수 있는지, 수익은 어떤 구조로 발생하며, 왜 오늘날 도시에 이들이 꼭 필요한 존재인지 깊이 있는 정보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마이너 직업 중 도시 틈새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나요?
도시 틈새 디자이너는 이름 그대로 도시에서 사람들이 관심 두지 않는 작은 공간, 특히 자판기 주변, 보행로 경계, 건물 벽과 벽 사이, 배전함 옆, 고가도로 밑 공간 등을 디자인적으로 재해석해 활용 가능한 공간으로 바꾸는 일을 합니다. 그들의 가장 큰 특징은 ‘여백을 디자인의 주제로 삼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자판기 옆 콘크리트 바닥에 작은 의자를 설치하고 식물을 배치해 도시 속 초소형 쉼터를 조성하거나, 쓰레기가 방치되던 변전함 옆 공간에 LED 조명과 텍스트 타일을 활용해 시적인 메시지 공간으로 바꾸는 식입니다.
이러한 작업은 도시의 기능적 보완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감성, 지역성, 예술성, 사회적 메시지를 각 틈새 공간에 맞게 설계하는 것이 이들의 핵심 역할입니다. 예컨대, 공공시설 뒤편의 방치된 공간에 청년 예술가들과 협업해 작은 ‘한 사람 전시관’을 조성하거나, 화단 대신 자투리 땅에 계절별 식물을 심어 도시 계절을 시각화하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도시 틈새 디자이너는 단지 ‘공간을 예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은 도시 속에서 배제된 영역, 소외된 감각, 무의식적인 거리감에 주목하며 ‘왜 이 공간은 존재하지만 사용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비판적 공간 창작자입니다. 결국 그들의 작업은 도시 속에서 버려진 것이 아니라 ‘놓친 것’을 되찾는 과정이며, 이는 도시의 정서적 회복력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역할로 이어집니다.
마이너 직업 도시 틈새 디자이너는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요?
이 직업은 건축가, 조경가, 디자이너, 예술가, 마을기획자, 문화기획자 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융합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공보다도 도시의 비어 있는 공간을 감각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관찰력과 해석력입니다. 가장 실질적인 시작은 우리 동네의 틈새 공간을 찾는 것입니다. 자판기 옆, 정류장 뒤편, 상가 외벽 옆, 공사장 펜스 틈 등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는 장소를 하루에 하나씩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이 공간은 어떻게 다르게 사용될 수 있을까?’를 상상해 보는 훈련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후 작은 실험을 통해 직접 공간 개입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도블록 경계의 낡은 구역에 손편지 하나를 붙이고, 그 주변에 작은 화분을 놓거나, 벽면에 벤치형 목재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위에 QR코드를 부착해 지역 예술가의 음성 콘텐츠를 재생시키는 등의 비허가형 시민 개입 프로젝트를 기획해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록과 실험은 SNS나 블로그를 통해 ‘도시 틈의 연대기’, ‘자판기 옆 일기’ 같은 시리즈로 연재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활동을 콘텐츠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포트폴리오가 되어 도시재생기관, 로컬 브랜드, 문화재단, 공공디자인 스튜디오 등과의 협업 기회를 열어줍니다.
또한 도시디자인, 환경디자인, 공공미술, 사회적 건축, 시민참여 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워크숍, 오픈랩, 리빙랩 프로젝트를 통해 전문적인 틈새 디자인 실무 경험을 쌓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간을 단순한 ‘빈자리’로 보지 않고,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캔버스로 인식하는 감각입니다. 이 감각이 있다면, 누구든 도시 틈새 디자이너가 될 수 있습니다.
마이너 직업 도시 틈새 디자이너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나요?
이 직업은 대부분 프로젝트 기반 또는 공공 협업형 수익 구조를 갖습니다. 주요 수익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공기관 및 지자체가 발주하는 도시재생·공공디자인 사업에 참여해 틈새 공간 개선 기획자, 현장 디자이너, 운영 코디네이터 등으로 활동하며 기획비, 디자인 제작비, 운영비 등을 지급받는 방식입니다.
둘째, 문화예술 기관이나 지역 사회적기업과 협업해 ‘공간 재해석 전시’, ‘틈새 공간 아트워크’, ‘마이크로 공간 큐레이션’ 등의 전시 및 콘텐츠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디자인비, 작품비, 퍼포먼스 비용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수익을 얻는 방식입니다. 로컬 브랜드, 친환경 기업, 도시환경 관련 스타트업 등과 함께 틈새 공간을 활용한 팝업, 마이크로 쇼룸, 브랜드 부스 등을 기획해 브랜드 홍보 + 도시 공간 개선이라는 이중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이때는 기획비와 함께 공간 사용료, 브랜드 협업료가 수익으로 연결됩니다.
넷째, 자신이 기획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소책자, 사진집, 다큐 영상, 굿즈 등을 제작해 온라인 또는 전시장에서 판매하거나, 도시 디자인 강연, 클래스, 워크숍 운영 등을 통해 교육 수익도 창출 가능합니다.
다섯째, 국토부,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 등에서 지원하는 공모형 사업에 응모해 선정될 경우, 1천만 원에서 수억 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 중소 규모의 틈새 공간 개선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도시 틈새 디자이너는 단순히 공간을 꾸미는 사람이 아니라, 공간 콘텐츠를 기획하고 실행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수익화하는 창작형 전문가입니다.
왜 지금 마이너 직업 도시 틈새 디자이너가 필요한가요?
오늘날 도시는 빠르게 정비되고, 효율적으로 설계되며, 디자인도 점점 더 정형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도시 곳곳에 의도되지 않았지만 버려지거나 무시된 공간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 공간들은 외면당하지만, 동시에 도시 정서의 균열을 드러내는 거울 같은 존재입니다. 도시 틈새 디자이너는 그런 공간에 작은 손길을 더해 감정의 균형을 회복합니다. 이들은 대규모 공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시선으로도 변화가 가능한 지점을 찾아 사람과 도시 사이의 관계를 다시 연결합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작은 야외 공간, 개별 휴식처, 비정형 쉼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도시 틈새 공간은 새로운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시 틈새 디자이너의 활동은 단지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회복탄력성과 감성적 접근성을 복원하는 실천입니다. 또한 이들의 작업은 도시 정책의 새로운 대안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 도시계획이 간과했던 ‘사람 중심의 비정형 공간’에 대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도시 틈새 디자이너는 ‘도시의 작고 보잘것없는 틈’에서 가장 따뜻하고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존재입니다. 이들의 작업은, 도시를 걷는 모든 이에게 “이 공간도 누군가에겐 필요한 자리일 수 있다”는 작지만 중요한 메시지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