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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직업

버려진 전단지에서 예술을 만드는 마이너 직업 ‘도시폐지 디자이너’의 세계

‘도시폐지 디자이너’는 거리에서 버려진 종이를 수거해 예술로 재탄생시키는 마이너 직업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들의 작업 철학, 수익 구조, 진입 방법, 그리고 사회적 가치에 대해 소개합니다.

 

도시를 걷다 보면 어느새 발끝에 쌓여 있는 전단지, 광고지, 전표, 폐지들이 보입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종이 조각들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사람들의 흔적, 도시의 리듬이 숨어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쓰레기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하나의 자료이고, 매체이며, 예술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직업이 바로 ‘도시폐지 디자이너’입니다.
이 직업은 단순히 종이를 재활용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도심에서 발생한 폐지를 수거하고, 그 안에 담긴 감정과 기억, 시각 언어를 해석해 새로운 예술적 결과물로 재탄생시키는 사람들입니다. 도시폐지 디자이너는 흔히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경계에 서 있으며, 자원순환 활동가, 시각 자료 수집가, 도시기록자라는 성격도 동시에 지닙니다.
하지만 이들은 정식 교육 과정이나 제도 속에서 양성되지 않았습니다. 주로 스스로 길 위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자기만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마이너 직업군입니다.

이 글에서는 ‘도시폐지 디자이너’라는 독특한 마이너 직업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진입할 수 있고,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며, 이 직업이 사회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도시폐지 디자이너라는 마이너 직업에 대해서 알아보기

 

마이너 직업 중 도시폐지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나요?

도시폐지 디자이너는 말 그대로 도시에서 버려진 종이류를 주된 작업 재료로 삼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사용하는 재료는 특정한 형태나 상태로 정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거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찢긴 전단지, 주차 딱지, 유통기한 지난 쿠폰, 배달전단, 포장지, 쇼핑백 조각 등 누군가가 쓴 뒤 버린 종이들의 집합이 곧 이들의 재료입니다.

그렇다면 단순한 재활용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도시폐지 디자이너는 폐지에 예술적 접근을 합니다. 즉, 종이를 단순히 ‘버려진 자원’으로 보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시각 언어, 질감, 타이포그래피, 상징, 감정, 시간성 등을 읽어냅니다. 어떤 사람은 폐지를 오려 붙여 콜라주 작품을 만들고, 어떤 사람은 특정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전단지 컬렉션을 통해 도시의 소비 문화를 기록합니다. 또 어떤 디자이너는 폐지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이를 디지털 아카이빙 작업으로 발전시키기도 합니다. 작업 방식도 매우 다양합니다. 일부는 수집한 폐지를 그대로 보존하며 도시의 한 시대를 기록하고, 일부는 폐지를 재단하거나 태우거나 구겨 예술적 질감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폐지 위에 드로잉이나 회화를 입히거나, 새로운 이야기 구조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예술-디자인-환경’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 작업을 전개합니다.

특히 도시폐지 디자이너는 폐지에 쓰여 있는 문자, 언어, 시각적 구성 요소를 통해 해당 도시의 정서, 소비 트렌드, 미디어 변화, 생활양식 등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예술가가 아닌 도시학적 탐구자이자 문화 기록자의 성격도 함께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도시폐지 디자이너라는 마이너 직업을 가질 수 있나요?

도시폐지 디자이너는 공인된 자격증이나 제도권 교육이 없습니다. 즉, 이 직업은 정해진 진입 루트 없이 스스로 길을 만드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단계를 통해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시작은 아주 단순합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나 자주 걷는 길을 중심으로, 매일 눈에 띄는 폐지를 관찰하고 수집해보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종이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그 종이에 어떤 감정, 정보, 시각 요소가 담겨 있는지를 ‘의도적으로 관찰’하는 연습입니다. 예를 들어, 빨간색 배경에 흰 글씨로 인쇄된 전단지가 왜 그 동네에 많은지, 어떤 글자체가 가장 많이 쓰이는지, 유독 찢긴 종이들이 많은 장소는 어디인지 등을 파악합니다. 그다음 단계는 수집한 폐지를 분류하고 기록하는 작업입니다. 날짜별, 지역별, 재질별, 문구별로 정리하다 보면 도시 속에서 반복되는 구조나 흐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디자인 리서치’의 출발입니다. 그 후에는 자신만의 표현 방식으로 발전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는 꼭 회화나 콜라주일 필요는 없습니다. 디지털 아트, 북 디자인, 영상 작업, 데이터 시각화 등 폐지를 예술적 혹은 정보적 콘텐츠로 바꾸는 모든 행위가 가능합니다. 또한 도시폐지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싶다면 SNS 브랜딩과 미디어 노출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의 폐지 수집 및 작업 기록을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꾸준히 업로드하면 해외 아트북 페어, 도시문화 콘텐츠 기획자, 환경 관련 단체 등과의 협업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중요한 점은, 이 직업은 실력이 아니라 지속성으로 판단된다는 것입니다. 특별한 기술보다도, 매일 어떤 폐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것을 어떻게 풀어내는지에 따라 도시폐지 디자이너로서의 색이 생깁니다.

 

마이너 직업 도시폐지 디자이너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나요?

이 직업은 처음부터 수익 중심으로 시작하기보다는 기록자 또는 예술가의 관점에서 출발해 수익 구조로 확장되는 유형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요?

첫째, 가장 기본적인 수익원은 전시 및 작품 판매입니다.
폐지로 만든 아트워크, 콜라주, 북아트, 드로잉, 스크랩북 등을 갤러리, 독립서점, 아트페어, 온라인 전시 플랫폼 등을 통해 판매할 수 있으며, 특히 ‘환경’, ‘도시’, ‘아날로그 감성’을 테마로 한 아트 상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둘째, 출판 및 굿즈 제작입니다.
폐지를 수집하고 분류한 기록을 바탕으로 ‘도시에서 주운 디자인’, ‘서울의 전단지 아카이브’, ‘버려진 종이의 언어’ 같은 소형 출판물이나 아트북, 독립 잡지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폐지를 기반으로 한 스티커, 엽서, 포스터, 에코백 등의 굿즈를 제작해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하거나 오프라인 플리마켓에 참여하는 것도 유효한 수익 모델입니다.

셋째, 강의 및 워크숍 활동입니다.
도시폐지라는 주제를 활용해 디자인 학교, 예술 교육기관, 환경단체, 청소년 진로교육 등에서 폐지 수집 워크숍, 감정 해소 콜라주 클래스, 도시 관찰 활동 등을 기획하여 강사료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1회당 10만~30만 원 수준의 강의료가 형성되며, 정기 클래스 운영 시 월 100만 원 이상도 가능합니다.

넷째, 미디어 콘텐츠 확장입니다.
인스타그램 릴스, 블로그 연재, 유튜브 브이로그, 도시 탐방형 콘텐츠 등 자신의 활동을 콘텐츠화하면 후원 기반 구독 서비스, 브랜드 협업, 아트 스폰서십 등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도시폐지 디자이너가 가진 마이너 직업적 가치와 미래 가능성

도시폐지 디자이너는 단순히 쓰레기를 예쁘게 바꾸는 작업자가 아닙니다. 이 직업은 현대 도시의 무의식적인 소비 구조와 정보 과잉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매우 사회적이고 비평적인 직업입니다. 우리가 매일 버리는 종이 한 장에는 단지 광고 정보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문화, 언어, 색채감, 상업적 욕망, 감정의 파편이 함께 축적되어 있습니다. 도시폐지 디자이너는 그것을 수거하고 기록함으로써, 이 시대가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떤 감정을 소비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직업의 가장 큰 강점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감각의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AI는 전단지를 수거하지 않으며, 그 안에 담긴 무언의 감정을 읽어낼 수 없습니다. 폐지를 통해 ‘이 동네는 어떤 색을 좋아한다’, ‘이 거리는 왜 빨간 전단이 많을까’를 해석하는 일은 오로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 자원순환과 환경인식이 강화되면서 도시폐지 디자이너는 예술가, 기록자, 환경운동가, 감성 큐레이터라는 다양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으며, 도시재생, 친환경 콘텐츠, 공공예술, 교육 분야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 가능한 유연한 마이너 직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