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직업

부서진 간판을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마이너 직업 ‘사인 스토리텔러’

인페장 2025. 7. 11. 12:51

버려진 간판, 폐업한 가게의 흔적 등을 수거해 그것이 담고 있는 기억과 이야기를 발굴해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사인 스토리텔러라는 마이너 직업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들의 실제 활동, 진입 방법, 수익 구조, 문화적 가치를 상세히 안내합니다.

 

마이너 직업 사인 스토리텔러의 활동과 가치

 

도심 골목을 걷다 보면 눈에 띄는 것들이 있습니다. 페인트가 벗겨진 철제 간판, 불이 꺼진 네온사인, 글자가 반쯤 지워진 플라스틱 간판 프레임. 언뜻 보면 이들은 폐허나 쓰레기로 여겨지기 쉬운 존재들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오래된 가게의 기억과 지역의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이처럼 간판은 단순한 가게의 얼굴이 아니라 도시의 시간과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는 사물입니다. 그러나 폐업, 재개발, 리모델링 등의 이유로 간판은 매일같이 철거되고 버려집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의 공간이, 하나의 기억이, 조용히 사라지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러한 간판의 흔적을 단순한 ‘유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스토리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사인 스토리텔러(Sign Storyteller)’입니다. 사인 스토리텔러는 간판이 가지고 있는 시각적 요소와 함께 그 간판이 놓여 있던 공간, 가게의 이야기, 그곳을 오갔던 사람들의 정서를 복원하고, 텍스트, 영상, 전시, 출판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가공하는 마이너 직업입니다.

이 글에서는 ‘사인 스토리텔러’라는 신선한 개념의 마이너 직업이 실제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어떻게 시작할 수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왜 이 직업이 도시 문화 보존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깊이 있게 풀어보겠습니다.

 

마이너 직업 중 사인 스토리텔러가 하는 활동

사인 스토리텔러는 폐기된 간판을 수거하거나 사진으로 기록하고, 그 간판이 속해 있던 공간의 맥락, 사람들의 기억, 그리고 도시의 변화를 조사해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전환하는 역할을 합니다. 간판은 본래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지만, 사인 스토리텔러는 그 안에 담긴 무형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폐간판 수거와 기록 작업입니다. 사인 스토리텔러는 철거된 간판이 버려지는 시점이나 위치를 파악하여 현장에 가서 사진을 촬영하고, 가능하다면 실물을 수거하거나 해당 가게의 주인, 근처 상인과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간판의 물리적 정보뿐 아니라, 감정적 배경과 서사를 수집합니다. 예를 들어, 30년 된 칼국수집의 낡은 간판 하나는 그 공간에서 쌓인 단골 손님의 기억, 주인의 세월, 골목의 변천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을 수 있습니다. 사인 스토리텔러는 이러한 간판을 단지 오래된 오브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도시 기억의 상징물로 해석하고 그 안에 있는 이야기를 발굴해냅니다. 이후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에세이, 사진집, 짧은 영상 콘텐츠, 스토리 전시 등으로 재가공하여 사람들에게 ‘잊힌 간판의 의미’를 전달합니다. 또한, 간판에 사용된 폰트, 색감, 배치 방식 등을 분석해 시각문화 자료로 활용하거나, 디자인 트렌드 변화를 설명하는 콘텐츠로 재구성하기도 합니다.

즉, 사인 스토리텔러는 간판이라는 시각적 오브제를 통해 사람과 도시의 관계를 다시 이야기하는 직업입니다.

 

사인 스토리텔러라는 마이너 직업을 갖는 방법

사인 스토리텔러는 특별한 자격증이나 전공 없이도 시작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시각 디자인, 시각문화, 도시사, 기록학 등에 대한 관심과 기록 감수성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첫걸음은 도시 골목과 낡은 간판에 주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동네를 산책하며 오래된 간판을 사진으로 찍고, 그 간판이 놓여 있는 건물의 특징, 가게의 이름, 주변 상권의 분위기 등을 관찰하면서 단순한 시각물 너머의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훈련이 중요합니다.

그다음에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오늘의 간판’, ‘도시 사인의 기억’ 등의 시리즈로 기록한 간판과 짧은 글을 연재하면서 자신의 시선과 감각을 공개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개인 프로젝트는 점차 포트폴리오가 되어 콘텐츠 협업이나 전시 기획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폐간판을 수거해 작은 사진전, 출판 프로젝트, 디지털 아카이브로 발전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간판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 위해 작은 인터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지역 주민과의 교감을 통해 콘텐츠를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시각 디자인, 문화기획, 도시 콘텐츠, 로컬 아카이빙 등에 관심이 있다면 사인 스토리텔러는 개인의 철학과 감수성을 가장 잘 녹여낼 수 있는 창작형 직업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이너 직업 중 사인 스토리텔러의 수익 구조

사인 스토리텔러는 프리랜서 혹은 1인 콘텐츠 기획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수익 구조는 간판 스토리를 활용한 콘텐츠 기획과 전시 운영입니다. 예를 들어, 철거된 간판과 그에 얽힌 사연을 엮은 사진 에세이를 출판하거나, 소형 전시를 열어 콘텐츠 관람료 또는 굿즈 판매 수익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디자인 스튜디오, 브랜드 마케팅 회사, 출판사 등과 협업하여 간판 기반의 브랜딩 프로젝트, 로컬 콘텐츠 기획 등을 수행하면서 기획비와 콘텐츠 제작료를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일부 사인 스토리텔러는 수집한 간판을 리폼하거나 캘리그래피, 간판 글씨 디자인 등으로 전환해 간판 아트워크 굿즈 제작 및 판매로 수익을 창출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오래된 간판의 일부를 자르고 가공해 인테리어 소품, 엽서, 액자 등으로 제작하는 활동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기반 공간기획자나 로컬디자인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지자체, 청년문화재단, 마을기록센터 등과 협업해 지역 스토리 콘텐츠 개발에 참여할 경우 기획비, 자료 사용료, 연구비 형태의 수익도 발생합니다. 추가로 간판에 얽힌 이야기를 바탕으로 브랜드 콘텐츠, 유튜브 다큐, 숏폼 스토리 콘텐츠를 제작해 광고 수익, 구독형 콘텐츠 수익, 강연 수익으로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즉, 사인 스토리텔러는 로컬 콘텐츠 기획자, 기록자, 크리에이터, 디자이너의 정체성을 겸하며 작지만 독립적인 창작 경제를 만들 수 있는 문화형 마이너 직업입니다.

 

사인 스토리텔러 마이너 직업의 미래 가능성

간판은 한 도시의 시각 언어이며, 시간이 흐르면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간판이 사라질 때, 그 아래 있었던 삶, 공간, 사람의 기억도 함께 지워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놓치곤 합니다. 사인 스토리텔러는 이러한 간판의 흔적을 기록하고 해석함으로써 도시의 무형자산을 복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들이 수거하는 것은 철판이나 플라스틱이 아니라 공간이 가지고 있던 감정, 기억, 시간성입니다. 특히 빠른 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 골목 상권 변화 속에서 지역 고유의 시각 문화는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사인 스토리텔러는 ‘사라짐’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 사라짐을 기록하고 남길 수는 있는 직업입니다.

또한 이들은 문화유산이나 예술이 거창한 대상을 대상으로만 존재해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작은 도시 사물에도 이야기와 미감이 있다는 사실을 전파합니다. 그 관점은 곧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감각이며, 시민의 문화 감수성을 확장시키는 문화적 실천입니다.

앞으로 도시 콘텐츠, 로컬 브랜딩, 시각 문화 연구, 감성 아카이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인 스토리텔러의 활동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작은 간판 하나에 숨겨진 도시의 시간과 기억을 언어로, 이미지로, 이야기로 전환하는 그들의 활동은 곧 사라지는 것을 기억하는 방식이자, 새로운 방식의 도시 기록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