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는 도시의 지하 배수로, 하수구, 다리 아래, 사각지대 등에서 발생하는 식생의 자연 발생과 생태 변화를 관찰·기록하는 마이너 직업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들의 주요 활동, 진입 방법, 수익 구조, 도시 생태계에 끼치는 의미를 정리해봅니다.
도시는 대개 생명이 숨 쉬기 어려운 공간으로 여겨집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인 지면, 정비된 인도와 차도, 조경 설계에 의해 인위적으로 배치된 식물들이 도시의 풍경을 이룹니다. 하지만 그런 완벽하게 조율된 도시의 틈 사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어둡고 습한 곳에는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생명들이 조용히 자라고 있습니다. 지하 배수로 옆 틈에 생긴 이끼, 하수구 가장자리에서 퍼지는 수생식물, 다리 밑 콘크리트 벽 틈에서 올라오는 고사리류. 이러한 공간은 인간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생명들이 스스로 터를 잡고, 도시의 또 다른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숨은 생명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연구하는 새로운 생태직업군이 있습니다. 바로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City Margin Ecologist)’입니다. 이들은 정식 식물원이나 공원, 보존구역이 아닌, 도시의 경계, 배수로, 하수구, 철로 옆, 다리 밑, 폐건물 주변 등 도시 내 ‘비공식 생태계’를 관찰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라는 마이너 직업이 실제로 어떤 활동을 수행하는지, 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며, 왜 이 직업이 도시 생태계 보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마이너 직업 중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가 하는 일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는 전통적인 생태학자나 조경가, 식물학자와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도시를 바라봅니다. 그들이 주목하는 공간은 식물원이나 공원이 아니라 도시의 비가시적 생태 공간, 즉 사람들이 버려두거나 의식하지 않는 경계와 틈입니다. 대표적인 대상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수구나 배수로 옆, 고가도로 아래, 폐쇄된 골목, 철도 경계, 다리 밑, 유휴공간,
심지어는 오래된 건물의 옥상 배수 파이프 아래 공간까지 포함됩니다. 이들은 이러한 공간에 자연 발생적으로 자라나는 식물을 정기적으로 관찰, 기록, 분류하고 그 식물군의 변화, 토양 구조, 빛과 물의 흐름, 심지어는 곰팡이나 균류의 발생 상황까지 세세히 기록합니다. 이러한 기록은 단순한 식물 목록을 넘어 도시 속 미시 생태계의 순환 구조를 파악하는 데 핵심 자료가 됩니다.
또한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는 이러한 관찰을 단순히 학문적으로만 활용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생태적 메시지를 담은 예술 프로젝트,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시민 생태 모니터링, 도시계획 및 환경영향평가 자문 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으로 확장시키기도 합니다. 특히 도심의 열섬현상, 미세먼지 정화, 도시 생물 다양성 회복 등의 분야에서 이들이 수집한 데이터는 기존 생태계 조사에서 간과된 도시의 '경계 생물권'에 대한 매우 실질적인 증거로 활용됩니다.
결국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는 도시가 배제한 공간에서 자연이 스스로 형성한 생태의 가능성을 관찰하며, 그 데이터를 통해 도시의 회복 가능성을 제시하는 현대 도시의 생태 기록자라 할 수 있습니다.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 마이너 직업을 갖는 방법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는 아직 공식적인 직업군으로 등록된 형태는 아니며,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활동하거나 소규모 연구 공동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진입 장벽은 높지 않지만, 필요한 역량과 감각은 명확하게 존재합니다.
우선 기본적으로는 도시 생태에 대한 관찰력과 식물에 대한 기본 지식이 요구됩니다. 식물 분류, 생태적 연관성, 토양 유형, 습도와 광량의 영향 등을 현장에서 관찰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하며, 필요시에는 사진과 메모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체계화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전공이나 학위는 필수가 아니지만, 환경생태학, 도시계획, 조경학, 식물학, 도시지리학, 문화인류학 등 관련 분야의 지식이 있으면 훨씬 유리합니다. 특히 도시재생이나 환경단체에서 운영하는 시민 생태 모니터링 프로젝트에 참여해 현장 감각을 익히는 것이 훌륭한 출발점이 됩니다.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싶다면 자신의 거주지 근처에서 배수로, 유휴공간, 자투리땅 등의 생태변화를 기록하는 개인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SNS, 블로그, 생태 저널 형식으로 콘텐츠를 연재하면서 자신만의 시선과 연구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생물다양성 시민과학 활동, 지자체의 환경영향평가 용역 참여, 학교나 지역도서관의 생태교육 강사 참여 등의 기회를 활용하면 전문성을 실무로 연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시의 ‘비공식 자연’을 보는 감각입니다.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는 곳, ‘저기 뭐가 자라지?’ 하고 한 번쯤 스쳐가는 그 자리에서 생명을 읽어내는 눈이 있다면, 누구든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마이너 직업 중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 수익 창출 방식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의 수익 구조는 전통적인 생물학자나 교수 중심의 학술 직업군과는 다릅니다. 대부분은 프로젝트 기반, 콘텐츠 제작, 교육 강의, 연구 자문 등의 형태로 수익을 창출합니다.
첫 번째는 도시 환경연구 또는 생태 기반 설계 프로젝트 참여입니다. 지자체, 환경재단, 도시계획 사무소 등에서 진행하는
‘도시 생태 다양성 조사’, ‘열섬현상 저감 모델 개발’, ‘미세 생물 서식지 조사’ 등의 프로젝트에 조사원 또는 자문 연구원으로 참여해 조사비, 보고서 작성비, 자문료 등을 수령합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조사와 기록을 콘텐츠로 재가공하는 방식입니다. 사진과 생태 정보를 묶은 식생 아카이브 북, 도시 식물 지도, 지하 생태계 미시기록 사진전 등을 온라인 콘텐츠, 출판물, 전시 형식으로 제작하고 판매나 강연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생태교육, 생태워크숍 강사 활동입니다.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생태 탐방 프로그램, 성인을 위한 도시 틈새 생물학 클래스, 생태드로잉 워크숍 등을 기획해 강의료 또는 워크숍 운영비 형태로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민간 영역에서의 환경 기획 참여입니다. 친환경 브랜드, 로컬 미디어, 다큐멘터리 제작사 등과 협업해 비주류 식생 기반 콘텐츠, 도시 생태 브랜딩, 환경 감수성 증진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면서 콘텐츠 기획비, 브랜드 자문료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는 하드한 생물학자가 아니라 관찰, 기록, 해석, 전달을 모두 수행하는 융합형 생태 창작자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활동을 수익화할 수 있습니다.
마이너 직업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가 필요한 이유
기후 위기, 생물 다양성 붕괴, 도시 확장, 생태계 단절 등으로 인해 도시는 점점 생명을 수용하지 못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도시공원이나 보호구역조차 인위적인 조경 설계에 의해 관리되면서 ‘야생의 생명력’은 도시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가 주목하는 지하 배수로 옆, 하수관 틈, 콘크리트 균열의 작은 풀 한 포기는 단순한 식물 이상입니다. 그것은 도시 생태계가 스스로 회복하고자 하는 작은 몸짓이자 인간의 시선이 닿지 않아 더욱 자연스러운 공간에서 스스로 터를 잡은 생명의 선언입니다.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보이지 않는 생태의 흐름’을 읽어내는 능력에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의 도시 환경 평가가 간과하던 도시 경계 생태계의 변화를 포착해 새로운 생태 관리 기준을 제시할 수 있으며, 생물 다양성 보전의 실질적인 기초 자료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의 기록은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정서적 자극을 줍니다. “이런 곳에 식물이 자랄 수 있구나”라는 인식은
단지 자연에 대한 감동을 넘어, 사람 스스로가 도시 안에서 숨 쉴 수 있는 심리적 회복력으로 연결됩니다.
결론적으로 도시근거지 생태연구자는 단순한 식생 관찰자가 아니라 도시 생태계의 미래를 예측하고 회복을 도모하는 감각적 실천가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의 시선이 필요한 곳은 도시의 한복판이 아니라 그 도시가 가장 외면한 바로 ‘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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